평양냉면을 좋아해서 가끔 먹으러 가면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맛있는 것이 바로 어복쟁반입니다. 평양냉면 전문점을 제외하고 판매하는 곳이 많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평양냉면집에서만 봤습니다. 어복쟁반은 조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지역적인 특색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평양지방의 음식입니다.
평양의 전통적인 음식으로 중요한 손님을 접대하거나 특별한 날에 즐기던 고급 요리 중 하나였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어복쟁반은 가격이 매우 비싼 고기가 주 재료이므로 고급요리일 수밖에 없죠. 예전에 논현동에 있는 평양진미냉면의 어복쟁반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고 우연히 유튜브 육식맨에서 어복쟁반 만드는 법을 보고 집에서 만들어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1. 어복쟁반이란?
어복쟁반을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채소와 함께 육수에 넣어 끓여먹는 요리입니다. 어복(魚腹)은 물고기의 배라는 뜻이지만 실제 요리에 생선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어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2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번째 넓은 쟁반 같은 그릇에 재료를 둥글게 배열해서 먹기 때문에 물고기의 배를 갈라놓은 형태와 비슷하다는 설, 두 번째로 물고기는 부유함과 복을 상징하기 때문에 귀한 손님이 오셔서 대접하는 음식에 일부러 어복이라는 단어를 붙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첫 번째가 좀 더 설득력이 있는 듯합니다.
2. 재료 준비
고기는 주로 양지와 사태 부위를 사용합니다. 자주 가는 전통시장의 단골 정육점에서 미국산 사태부위 한팩과 양지는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기 위해 한우로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내장 부위를 사용하면 맛을 극대화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추가적으로 투입해야 하고 내장을 맛있게 손질할 자신도 없어서 고기는 사태와 양지 부분만 사용했습니다.
이때 가능하면 정육점에서 잘 손질된 스지가 있다면 꼭 넣고 끓여보시길 추천합니다. 단골 정육점 사장님께서 챙겨 주셨는데 살코기만 있는 것 보다 훨씬 고소하고 다양한 식감을 제공해서 만족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수입산 사태와 양지는 자르지 않고 통으로 구입했습니다. 어차피 육수를 끓이기 위해 오랬동안 삶아야 하거든요. 그럴 때에는 덩어리째로 넣는 것이 좋습니다. 양지와 사태 모두 약 1kg 정도 구매했습니다.
3. 어복쟁반 만들기
우선 사태와 양지가 잠기도록 물을 붓고 2시간 정도 끓였습니다. 끓일 때에는 대파와 마늘 그리고 통후추를 넣었습니다. 끓으면서 올라오는 거품은 중간중간 걷어냈습니다. 육식맨의 레시피를 보면 그렇게 2시간 이상 끓인다면 차갑게 식혀서 기름을 다 제거하더군요. 저는 그 정도의 열정은 없어서 나중에 체에 한번 거르고 육식맨이 꼭 넣으라던 msg도 잊지 않고 넣어줬습니다. 육향이 진한 제가 좋아하는 맑은 고기국물이 완성되었습니다.
야채는 배추와 쑥갓, 팽이버섯, 데코를 위한 표고버섯을 준비했습니다. 고기가 식으면 적당한 두께로 잘라줍니다. 양지가 정말 부드럽더군요. 괜히 한우가 아닌가 봅니다. 스지도 잘 익어서 적당하게 잘라줬습니다.
이제 어복쟁반을 준비가 완료 되었습니다. 원래 넓고 얕은 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집에 그런 것이 없고 그리들이 있어서 그리들에 끓여 먹을 준비를 합니다. 바닥에 배추와 쑥갓을 넉넉하게 넣고 그 위에 고기 썰어 놓은 것을 둥글게 올려주면 완성입니다.
(1) 양지와 사태, 스지를 약 2시간 정도 거품을 걷어내면서 끓여준다.
(2) 끓인 육수는 거름막에 한번 거르고 미원을 소량 첨가한다.
(3) 야채(좋아하는 야채 아무거나)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고기를 둘러서 깔아주면 완성
4. 집에서 만드는 어복쟁반
평양냉면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어복쟁반은 大자가 약9만~10만원 정도 합니다. 고기의 다양한 부위가 제공되긴 하지만 고기 두께가 두꺼운 편은 아니죠.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는 다면 한우 양지를 사용하더라도 야채까지 다 해서 약 5만 원 정도면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스지와 고기의 양은 훨씬 많죠. 어복쟁반을 만드는데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해야 한다면 이것만큼 임팩트가 강력한 것도 없을 겁니다.
GOOD : 전문점과 어느정도는 비슷한 맛, 게다가 고기는 원하는 만큼 양껏 먹을 수 있다.
BAD : 준비하는데 2~3시간은 걸린다. 귀찮음을 감수할 것
DON'T MISS : 육수에 끓인 야채도 샤브샤브 보다 맛있다.
재도전의사 : 물에 적신 고기를 먹고 싶다면 1 PICK.
'일상속의 특별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볼, 신제품 콰삭킹 치킨은 덤으로 (1) | 2025.03.11 |
---|---|
조금은 불편한 중국산 다반 사자비 블랙 VER.KA 조립기 (1) | 2025.02.03 |
아우어베이커리 최애 추천 메뉴 더티초코와 카야크루아상 (1) | 2025.01.20 |
시부야 스카이가 처음이라면 이런것을 알아두면 편해요. (1) | 2024.12.27 |
미국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용산 미군 장교 숙소 산책 (용산공원) (1) | 2024.07.03 |
댓글